전시 소식을 들었을 때 초콜릿 전시? 그거 그냥 브랜드 홍보 아니야?' '미술관에서 초콜릿 광고를 한다고?'
솔직히 처음엔 좀 의아했다.이런 브랜딩 전시를 보면서 '결국 돈 벌려고 하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근데 익숙한 브랜드가 미술관 공간을 빌려 전시를 한다는 게 어떻게 구현될지 궁금하기도 했고 이게 진짜 '예술' 전시일까, 아니면 '고급스러운 팝업 스토어'일까? 궁금했다
물론 기업 입장에서 브랜드 이미지 제고나 인지도 확산이라는 목표가 있겠지만 직접 경험한 이 전시는 단순히 물건을 팔려는 목적을 넘어섰다고 느꼈다. 가나 초콜릿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사람들의 마음속 깊이 자리한 '행복'과 '추억'이라는 감정을 건드리고, 그것을 예술 작품으로 승화시켰다는 점에서 분명한 '전시'로서의 가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행복은 초콜릿으로부터’라는 전시 타이틀처럼, 이번 전시는 단순한 추억 소환을 넘어 초콜릿이 가진 문화적 의미와 예술적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는 자리였다
가나 초콜릿 제품을 단순히 늘어놓거나 역사만 나열하는 공간이 아니었다. 가나 초콜릿이라는 익숙한 매개를 통해 '행복', '기억', '일상' 등의 보편적인 주제를 다루는 동시대 미술 작가들의 시선이 가득한 공간이었다.
많은 분들이 가나초콜릿의 이름이 아프리카 ‘가나’에서 따온 것에 대해 오해하시곤 하는데, 실제로는 롯데그룹 창업주 故 신격호 회장이 스위스 초콜릿 장인 막스 브락스를 만나면서 시작된 브랜드이다.
1975년 2월, 국내 최초로 선보인 밀크초콜릿이 바로 ‘가나’였죠. 이후 반세기 동안 누적 판매액이 약 1조 4천억 원, 판매량은 무려 68억 갑을 넘겼다고 하니,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한 번쯤은 맛봤을 법한 ‘국민 초콜릿’임이 분명하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은은하게 퍼지는 초콜릿 향을 음미하게 되고 이 향기는 단순한 연출이 아니라, 전시 전체를 하나의 감성으로 묶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먼저, 가나초콜릿의 50년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헤리티지 존’에서는 1975년 첫 출시부터 현재까지의 패키지 변천사, 광고 캠페인, 그리고 브랜드가 걸어온 길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단순한 초콜릿이 아니라 시대와 함께 성장해온 브랜드라는 사실에 새삼 감탄하게 되었다.
가나초콜릿을 만드는 과정이 이렇게 복잡한지 몰랐다.
그 부드러움의 위대함을 만들어내기 위한 진정한 노력이 느껴졌다.
공정을 보고나면 실제 가나초콜릿을 시식할 수 있도록 귀요미 초콜릿이 한바구니 담겨져 있다.
(달달함의 유혹에 못이겨 한주먹 집어서 가져가고 싶었으나 매너있게 2개만 챙김ㅎㅎ;)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국내외 현대미술 작가 5인(그라플렉스, 김미영, 코인 파킹 딜리버리, 박선기, 김선우)이 참여한 예술 작품이다. 총 31점의 신작이 설치, 회화, 영상 등 다양한 매체로 선보여지는데, 각 작가가 초콜릿의 부드러운 물성, 나눔의 가치, 그리고 우리 모두의 추억과 정서를 자신만의 언어로 재해석했다.
실제로 작품 앞에 서면 초콜릿이 단순한 간식이 아니라, 일상 속 행복과 따뜻한 기억을 상징하는 매개체임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특히, 전시장 한켠에는 가나초콜릿의 광고 변천사와 히스토리를 담은 아카이브 공간도 마련되어 있어 부모님과 아이가 함께 방문해도 세대 간 공감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다.
제일 기억에 남는 곳 중 하나는 거대한 가나 초콜릿 조형물 포토존이었다. 진짜 어릴 때 상상만 하던 '초콜릿 세상'이 눈앞에 펼쳐진 느낌이었다. 다들 동심으로 돌아가서 신나게 사진을 찍는 모습들을 보면서 저절로 웃음이 나왔고 이런 공감대가 형성된다는 게 참 신기했다. '우리 모두에게 가나 초콜릿 하나쯤의 추억은 있구나' 싶었다.
현장에서는 아트 컬렉션 굿즈와 리미티드 초콜릿 제품도 구매할 수 있어, 전시의 감동을 집으로 가져갈 수 있었다.
이번 전시를 직접 경험하면서, 가나초콜릿이 단순한 디저트가 아니라 우리의 일상과 추억, 그리고 미래 세대와의 소통을 이어주는 특별한 매개체임을 다시금 느꼈다.
가나초콜릿 50주년 특별전은 단순히 예쁜 그림이나 조형물을 보는 것 이상의 경험을 선사했다. 익숙함 속에서 새로운 예술을 발견하고, 잊고 있던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며, '행복'이라는 감정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었던 따뜻한 시간이었고 처음에는 마케팅 전시일까 했던 우려는 기분 좋은 반전으로 바뀌었고, 미술관이라는 공간에서 초콜릿이라는 소재가 이렇게 멋진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것에 감탄했다.
편의점에서 초콜릿 하나를 집어 들고 그 달콤함을 음미해보면 '행복은 초콜릿으로부터'라는 메시지처럼, 작은 달콤함에서 일상의 특별한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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